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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독거녀로 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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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을 하지 않은 혼자 사는 여자이다.
처음부터 비혼은 아니였고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고 알고보니 꽤 까다로운 성정을 지녀서 이번 생엔 결혼이란 행사는 없을 듯 하다.

독거녀로 잘 살기 위해서는 장착해야 하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경제력이다.
직장생활이 한창 힘든 30대 초중반에는 직장을 그만두되 노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적당한 결혼 생활을 꿈 꾸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벌어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는 현재가 백만배 좋다. 물론 열심히 일해야 하고 노후준비를 위한 재테크도 해야 한다. 하지만 내 인생의 키는 내가 잡고 내가 이끄는 대로 갈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취집한다면, 그래서 경제적 안정을 남의 손에 맡긴다면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뤄야 한다.

둘째는 나의 위치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엄마 아빠의 딸이고 우리언니의 동생이며 누군가의 조카이고 누군가의 이모이고 어떤 회사의 어떤 위치에 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이 위치는 정체된다.
결혼을 했다면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엄마가 되고…나의 자리는 조금씩 변화되고 그 변화 속에서 나는 힘들지만 성장한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 이러한 성장은 어느 순간 멈춰 버린다. 편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30대부터 멈춰버린 이 위치가 80세까지 간다고 생각해 보라 (시회적 위치는 변하겠지만 결혼으로 변화된 삶만큼 지속적이고 인간 본성을 흔들진 못한다)

그래서 나는 사회적 위치외에 이익관계가 없는, 또한 나를 성장하게 해 줄 수 있는 나의 새로운 위치를 갖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 첫단추가 사실 나에게는 종교였다.
종교 안에서의 나는 이해관계를 조금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의 나의 위치를 만들 수 있을 꺼라 생각했다.

40이 되어서 나의 필요에 따라 갖게 된 종교는 그다지 뜨겁진 않지만 그래도 내 삶의 한 기둥이 되었고 종교를 갖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는 취미생활과 혼자 남는 연습이다.

이 두 가지는 상반되어 보이지만 동시에 필요하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유형이라도 무인도에 사는 게 아닌 이상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하는 일이 줄어들면 인간관계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그때 혼자 오롯이 칩거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다양한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껴서도 안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혼자로써의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요소들을 파악하고 나의 삶을 잘 영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나의 독거 생활이 행복할 수 있다.

독거의 초입에 있거나 독거 생활을 이미 누리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스스로를 잘 연마하여 행복한 독거남녀가 되시길 바란다. 저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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