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

20대 나의 취업 이야기(1)

728x90
반응형

내가 나온 대학은 명문대도 아니였고 취직에 적합한 전공도 아니였다.

심지어 요즘 세대들처럼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지도 않은 다분히 나이브한 대학 생활을 보낸 나에게 구직 활동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는 다소 막막한 난제였다. 

 

대기업 공채 원서를 받으러 가면 전공을 물어보고는 아예 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현재 40대 여자이고 나의 전공은 철학이였고 그때 그 시절에는 저런 차별이 있었다!!)

나는 진로를 바꿔 외국계 기업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나마 호주 6개월 어학연수가 다 였으나 국내 대기업이 날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럴듯해 보이는 작은 외국계를 가리라는 게 그 당시 어린 생각이였다. 일단 무작정 서점에 가서 취업에 관한 책들을 흝었다. 그 중에 하나가 운명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그 책은 월트 디즈니 코리아 지사장의 취업 성공기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작지만 유명한 그런 기업의 지사장이 쓴 책이라 망설임없이 사서 집에서 정독하게 되었다.

 

스펙도 별로인 내가 누구나 알 만한 회사에 들어가게 된 것에는 두 명의 도움이 있었다.

한 명은 저 책의 저자였고 한 명은 교양 과목으로 들은 경영학과 노교수님의 경험담이였다.

두 명 모두 나에게 얘기해 준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 였다

쓰고 보니 너무 뻔한 소리같지만 별로 가진 게 없던 나는 남아도는 시간에 정성도 다하고 최선도 다 하기로 했다.

 

첫째, 이력서를 잘 써라. 경영학과 교수님은 정말 호호 할머니로 본인이 이력서를 낼 당시에는 컴터가 아니고 수기로 적거나 타자(!!)를 쳐서 내야 했는데 원래 타자로 치면 특정 이중 모음의 타자가 정확히 처지지 않는 맹점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누구도 그걸 신경쓰지 않았지만 그 부분까지 완벽하게 수기로 고쳐서 무려 100장을 준비했다고 한다. 첫 번째 면접에서 그녀는 합격해서 99장의 이력서를 몇년 간 갖고 있다 고이 버렸다고 한다. 그녀는 본인이 그렇게 준비했기 때문에 한 번에 붙을 수 있었다고 했다. 

내가 산 책의 저자도 똑같은 맥락의 얘기를 했다. 그는 이력서를 내려는 회사를 조사해서 그 회사에 맞는 내용으로 이력서와 자소서를 그때그때 수정하였으며 단 한번도 메일로 보낸 적이 없다고 한다. 무조건 찾아가서 담당자를 만나서 정중하게(!) 제출했다고 한다.

물론 위의 두 이야기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저 얘기를 듣고 나의 취직 준비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꿨고 결국 처음의 그 마음을 유지하며 취직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

 

둘째, 이력서를 잘 쓰는 것만큼 중요한 건 내가 비집고 들어갈 만한 회사를 찾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을 선택할 때와 비슷한 로직으로 정하였다. 회사 네임도 좋고 하는 일도 좋고 근무 환경도 좋고 돈을 많이 주는 회사는....나에게 오지 않는다.

나의 첫번째 직장은 씨티은행 계약직이였다. 나는 아마도 유명한 회사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회사는 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을 뿐더러 나의 스펙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첫 직장은 나에게 좋은 건물, 능력있는 동료(정규직과 계약직도 같은 동료이긴 했다 그 당시), 조직 사회, 신입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잘 짜여진 조직에서 구성원이 해야 하는 것들을 너무나 잘 알려주었다.

 

(2)편에서 계속...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