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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대기업을 갈까요 중소기업을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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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직장은 대기업이였다.
나는 씨티은행 계약직 사원으로 3년을 근무하고 불가리 코리아에 입사했다.
나의 서류 심사를 한 불가리 과장님에 따르면 고만고만한 서류 심사에서 나를 서류 전형에 합격시킨 건 순전히 씨티은행 때문이라고 했다.
큰 조직에서 일했던 사람이 뭘 배워도 더 잘 많이 배웠을 꺼라는 것이다.

취업에도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목표 회사를 명확히 세워야 한다.
영어는 잘 하는데 다른 스펙이 좀 떨어진다면 외국계 회사 중에서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쪽으로 열심히 파고 들고,
대기업에 너무 다니고 싶은데 스펙이 안된다면 신입사원때 회사 네임 밸류를 포기하고 오로지 직종만 보고 경력을 쌓아서 나중에 대기업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걸 지금부터 설계해서 그대로 실행할 필요는 없다. 그대로 실행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길이 보인다면 보다 전략적 사고를 해서 본인의 career path 를 조금씩 완성해 나가는 것이 좋다.

은행에서 일할 때는 전혀 은행원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불가리에서 엠디+영업 일을 5년 정도 하고나니 그쪽 일을 하는게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나는 패션 업계 종사자가 되었다. 패션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업종에 어떻게 보면 나는 그냥 회사원의 마음으로 입사해서 결국 20년 넘게 이 업을 이어가고 있다.

불가리는 채 10명이 되지 않는 소규모 회사였고, 나의 다음 직장도 대동소이한 작디작은 패션 회사였다.
그 회사에서 나는 앞으로 나를 먹여살려 줄 엠디의 모든 것을 배우게 되었고 그 브랜드는 초히트를 쳤다.(지금부터는 브랜드 이름은 말하지 않으련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히트친 브랜드는 국내 대기업의 자회사가 되었고 나는 자동으로 대기업의 자회사 직원으로 몇년을 근무하였다. 브랜드가 잘된 덕에 몇몇 헤드헌터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나는 프랑스 브랜드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그 프랑스 회사는 직원 200명 정도의 중견 기업이였고 거기서의 5년 동안 나는 브랜드 매니저로써 영업/엠디/마케팅 총괄 업무를 배울 수 있었다. 5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 LF 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고 나는 4번째 직장으로 이직하였다.

LF 에서는 다이내믹하였다. 패션업계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녹록치 않은 회사이다.
나랑 무엇보다 맞지 않았다. 나에게 지금까지 다닌 회사 중에 어디랑 제일 맞지 않았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LF 다.
가장 힘들었다는 아니고 가장 맞지 않았다.
3년 가까이 다닌 후 SK 에서 재미난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고 미련없이 SK 로 이직하였다.

어떻게 보면 순탄한 career path 이다.
중소 기업에서 경력을 잘 쌓아 차례차례 대기업으로 올라간 케이스이다.
남들보다 특출한 능력도 스펙도 없는데 이 정도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성실함과 책임감이 아니였나 싶다.
첫 시작이 창대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일을 하다보면 한두번의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중소기업의 장점은 많은 일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대기업의 사원들보다 중소기업 출신의 사원들이 일을 더 잘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중소기업은 자신의 업무 스펙을 쌓을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이다.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시기, 젊은 나이에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해 보시고 선배들의 조언도 많이 들어보시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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